전체 글23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 영화 리뷰 줄거리 평점 및 유포테이블의 시각적 경이와 서사적 정점 분석 귀멸의 칼날을 처음 본 건 코로나 때였습니다.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이와 같이 볼 애니메이션을 찾다가 시작했습니다. 1화를 봤을 때 이게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인 줄 몰랐습니다. 가족이 몰살당하고 혼자 살아남은 소년이 귀신이 된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싸운다는 설정이, 처음엔 그냥 판타지 액션물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달랐습니다. 이 시리즈는 계속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사람은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은 그 질문에 대한 이 시리즈의 가장 긴 답변입니다.극장판으로 만들어진 귀멸의 칼날 시리즈를 전부 극장에서 봤습니다. 무한열차 편, 유곽 편, 도공 마을 편, 그리고 이번 무한성 편. 매번 유포테이블이 전편보다 더 나은 작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의심했.. 2026. 4. 23. 주토피아 2 영화 리뷰 줄거리 평점 출연진 및 바이런 하워드의 서사적 확장과 공존의 미학 분석 주토피아 1편은 아이가 다섯 살 때 함께 봤습니다. 그때 아이는 토끼 주인공이 귀엽다고 했고, 저는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멍했습니다. 토끼와 여우의 편견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거든요. 우리 사회에서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동물의 세계로 옮겨놓은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귀엽다고 했고, 저는 불편했습니다. 같은 영화를 보면서 완전히 다른 영화를 본 것입니다. 주토피아 2도 그랬습니다. 이번엔 아이가 여덟 살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아이도 조금 불편해했습니다. 그게 이 시리즈가 대단한 이유입니다.속편이 원작을 넘기 어렵다는 건 영화 역사가 수없이 증명해 온 사실입니다. 특히 1편이 강렬할수록 2편의 부담은 커집니다. 주토피아 1편은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작품입니다. 그 무게를.. 2026. 4. 22. 왕과 사는 남자 영화 리뷰 줄거리 평점 출연진 및 장항준의 장르적 변주와 실존적 미학 분석 이 영화 보고 나서 영월에 가고 싶어 졌습니다. 실제로 주변 엄마들 몇 명이 보고 나서 영월 단종 유배지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이 영화의 힘입니다. 극장 문을 나서면서 뭔가를 찾아보게 만드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2026년 2월 4일 설 연휴 직전에 개봉해서 지금까지 1628만 명을 모으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 있습니다. 명량 다음입니다. 2025년 내내 한국 영화 천만이 단 한 편도 없었는데 이 영화 혼자 한국 영화 위기론을 잠재웠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첫 번째 천만 영화이기도 합니다.처음엔 제목 보고 BL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감독 본인도 그 오해가 너무 많아서 제목을 바꿀까 고민했다고 했는데, 결국 유해진이 있어서 괜찮겠다 싶어 그대로 뒀다고 합니다. 그 비하인드가 웃기.. 2026. 4. 21. 육사오 영화 리뷰 줄거리 평점 출연진 및 남북 코미디의 전복적 미학 분석 로또를 삽니다. 매주는 아니고 가끔. 당첨될 거라는 기대는 없는데 사게 됩니다. 그 한 장의 종이가 주는 일주일간의 상상이 천 원짜리 꿈치 고는 나쁘지 않거든요. 그래서 영화 육사오의 설정을 들었을 때 바로 공감이 됐습니다. 1등 로또가 바람에 날려 북한 땅으로 넘어간다. 이 황당한 상황에서 웃음이 먼저 나온 건, 저도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군사분계선이고 뭐고 일단 저 종이부터 돌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57억 앞에서 이데올로기는 잠깐 기다려야 합니다.남북 소재 영화는 보통 두 가지 방향입니다. 눈물 나게 슬프거나, 총격전으로 긴장감을 만들거나. 육사오는 그 어느 쪽도 아닙니다. 남북이 로또 때문에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는 발상 자체가 이 영화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발상을 진지하게 밀.. 2026. 4. 20. 악마가 이사왔다 영화 리뷰 줄거리 평점 출연진 및 오컬트 코미디의 감각적 미학 분석 오컬트 코미디라는 장르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감이 잘 안 왔습니다. 오컬트는 무섭고, 코미디는 웃긴데, 그 두 가지가 한 영화 안에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 건지. 그냥 어중간한 영화가 나오는 거 아닐까 반신반의하며 앉았습니다. 그런데 악마가 이사 왔다는 그 두 가지를 어중간하게 섞지 않았습니다. 무서울 때는 제대로 무섭고, 웃길 때는 제대로 웃겼습니다. 두 감정이 번갈아 나오는데 그 리듬이 절묘해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어떤 장면이 나올지 예측이 안 됐습니다. 예측이 안 되는 영화가 얼마나 오랜만인지 모릅니다.이 영화의 출발점은 아주 단순합니다. 옆집 소음.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나 빌라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소재입니다. 그런데 감독은 그 소음의 출처를 악마로 설정했습니다. 그 발상 .. 2026. 4. 19. 영화 엑시트 리뷰 줄거리 평점 출연진 및 이상근 감독의 재난 미학과 현대적 서바이벌 분석 942만 명입니다. 2019년 여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신인 감독의 첫 번째 영화가 만들어낸 숫자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기대를 크게 안 했습니다. 조정석이 빌딩 벽을 타고 올라간다는 설정이 좀 억지스러울 것 같았거든요. 근데 막상 엑시트를 보고 나서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가스가 퍼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손에 땀이 났고, 옆사람 신경 쓰일 만큼 몸이 앞으로 쏠렸습니다. 2019년 7월 31일 개봉한 이 영화가 개봉 3일 만에 100만, 36일 만에 900만을 넘긴 이유를 보고 나서야 이해했습니다.이 영화의 가장 특별한 점은 재난 영화인데 신파가 없다는 겁니다. 보통 재난 영화라고 하면 마음이 무거워지잖아요. 엑시트는 달랐습니다. 웃기다가 쫄리고, 쫄리다가 또 웃겼습니다. 103분이 어떻.. 2026. 4. 19. 이전 1 2 3 4 다음